2.0.1+121은 사실 거창한 업데이트가 될 예정이 아니었습니다. 120에서 실제 작동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번역 몇 군데만 손보고 끝내려고 했죠. 그런데 책상 앞에서 121을 만지다 보니, 마음 한구석에 오래 숨어 있던 고민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흰 날개를 단 제 안의 수호천사가 묻더군요. “이거… 진짜 돈 받고 팔아도 될 만큼 26개 언어를 제대로 지원하는 거 맞아?” 그러자 검은 꼬리에 빨간 뿔을 단 또 다른 제가 바로 받아쳤습니다. “야, 몇 달을 밤잠 설쳐가며 만들었잖아. 이제 좀 팔면서 고쳐. 돈도 좀 만져보자고. ㅋㅋ”
결국 오래 고민한 끝에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그냥 전부 해체하고 원점부터 다시 보자. 그렇게 시작된 작업이 2주를 훌쩍 넘겼습니다. 그동안 평균 수면시간은 하루 5시간 정도였고,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GoPic에 쏟아부었습니다. 하루 16시간 가까이 붙잡고 있던 날도 많았습니다. 1주가 지나고, 또 1주가 지나고… 어느 순간 121을 고치던 일은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가 되어 있었습니다. 유튜브로 올드카 복원 영상을 틀어놓고, “저분은 하드웨어를 뜯고 나는 소프트웨어를 뜯는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내려놓고, 하나씩 다시 만들었습니다. 엔진도 내리고, 배선도 다시 보고, 필요 없는 건 걷어내고, 애매한 로직은 처음부터 다시 짰습니다.
그렇게 GoPic은 3.0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물론 제가 감히 “3.0은 퍼펙트합니다”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은 것을 빼고, 다시 만들고, 다시 장착했습니다. 무엇보다 정확도는 이전 버전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좋아졌습니다. 겉으로는 같은 GoPic처럼 보여도, 안쪽에서는 상당히 다른 녀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무료 광고도 과감하게 빼버렸습니다. 돈 벌 생각이 없어진 건 아니고요. ㅋㅋ 오히려 이것저것 덧붙이지 않아도 될 만큼 3.0의 구조가 정리됐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처음 GoPic을 쓰시는 분은 그냥 원래 이런 앱인 줄 아시면 됩니다. 예전부터 함께해 오신 분이라면 “어? 이게 없어졌네?” 하실 수도 있고요. 이제 저는 다시 4.0을 향해 달려가보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진짜 잠 좀 자야겠습니다. ㅎㅎ